두부 한 모로 만드는 반찬 5가지 — 냉장고 파먹기 끝판왕

두부반찬 모음

🧊 냉장고 속 두부 한 모, 버리지 마세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글을 쓰게 된 건 창피한 계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냉장고 안쪽에서 유통기한이 하루 남은 두부 한 모를 발견했습니다. 두 아이 반찬 준비하랴, 남편 도시락 챙기랴 바쁘게 살다 보면 이런 일이 종종 생깁니다. 근데 막상 그 두부를 손에 들고 서 있으니,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식재료 하나도 허투루 쓰지 말자는 게 20년 가까이 살림을 해온 제 나름의 원칙인데, 그날은 그 원칙을 잊고 지냈던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날 저녁, 두부 한 모로 반찬을 다섯 가지 만들어봤습니다. 사실 처음엔 ‘과연 될까?’ 싶었습니다. 두부 한 모가 300g 남짓인데, 거기서 다섯 가지를 뽑아낸다는 게 좀 무리해 보이기도 했거든요. 근데 막상 해보니까, 오히려 지금까지 왜 이렇게 안 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오늘은 그 경험을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요리 초보분들도 바로 따라 하실 수 있게 정리해보겠습니다.

🍳 두부 한 모로 만든 반찬 5가지, 이렇게 했습니다

① 두부 부침 — 가장 기본이지만 가장 확실한

두부를 1cm 두께로 썰어서 키친타월로 물기를 꾹꾹 눌러줬습니다. 이게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기름이 엄청 튀거든요. 저도 처음 몇 년은 이걸 몰라서 매번 앞치마를 버렸습니다. 소금 살짝 뿌리고, 달군 팬에 기름 두르고 앞뒤로 노릇하게 구워주면 끝입니다. 따로 양념 없이, 간장에 찍어 먹어도 충분히 맛있습니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반찬입니다.

② 두부 조림 — 양념장이 핵심입니다

두부 부침 만들고 남은 조각들을 큼직하게 잘라서 조림으로 만들었습니다. 제가 쓰는 양념 비율은 간장 2, 고춧가루 1, 설탕 0.5, 다진 마늘 0.5, 참기름 조금입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이 비율은 시어머니께 배운 건데, 지금까지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습니다. 팬에 기름 두르고 두부 앞뒤를 살짝 구운 뒤, 양념장을 넣고 자작하게 조려주면 됩니다. 파 썰어 올리면 훨씬 보기 좋습니다.

③ 두부 된장국 — 냉장고 채소 다 털어 넣기

두부 남은 자투리를 깍둑썰기 해서 된장국에 넣었습니다. 냉장고에 있던 애호박 반 토막, 대파 조금, 양파 반쪽도 같이 넣었습니다. 멸치 육수 우려내기 귀찮으실 때는 시판 다시 티백 하나면 충분합니다. 된장은 한 숟가락 반이 딱 적당합니다. 너무 많이 넣으면 짜집니다. 이 국 하나만 있어도 밥 두 공기는 거뜬합니다.

④ 두부 달걀 스크램블 — 아침 반찬으로 강력 추천

이건 솔직히 제가 밥상 차릴 시간이 없는 날 발명(?)한 메뉴입니다. 두부를 으깨서 달걀 두 개와 섞고, 소금 간 살짝 해서 팬에 볶아주면 됩니다. 스크램블드에그랑 비슷한데, 두부가 들어가서 훨씬 부드럽고 양도 많아집니다. 아이들한테 단백질 챙겨줘야 한다는 부담 있는 아침에 정말 유용합니다. 케첩 뿌려주면 아이들이 먹을 때 두부인지도 모르고 먹습니다.

⑤ 두부 간장 무침 — 가장 간단하고 의외로 맛있는

마지막으로 남은 두부 한 조각은 생으로 으깨서 무침을 만들었습니다. 간장, 참기름, 통깨, 대파만 넣으면 됩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이게 냉두부 요리의 기본이라고 어디서 봤던 것 같습니다. 냉장고에 차갑게 뒀다가 더운 여름에 먹으면 특히 맛있습니다. 딱 5분이면 완성됩니다.

😊 해보고 나서 진짜 좋았던 점

가장 크게 느낀 건 식재료 낭비가 줄었다는 점입니다. 두부 한 모를 통째로 찌개에 넣고 나머지를 버리던 저에게는 솔직히 작은 충격이었습니다. 손질 시간도 총합해서 30분이 안 걸렸고, 반찬 다섯 가지가 나왔습니다. 그날 저녁 밥상이 꽤 풍성해 보이니까 남편도 “오늘 뭔가 달라 보인다”고 했습니다. 요리를 오래 했다고 해서 항상 잘하는 게 아니라는 걸 이번에 새삼 느꼈습니다. 응용의 묘미랄까요.

또 하나, 두부는 값이 저렴합니다. 마트에서 1,000원 초반이면 살 수 있는 식재료인데, 이걸로 반찬 다섯 가지를 뽑아낼 수 있다는 사실이 살림하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물가가 오른다고 해도, 두부만큼은 아직 든든한 편입니다.

😅 아쉬웠던 점도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이렇게 좋은 점만 있었냐 하면, 사실 그렇진 않았습니다. 첫 번째 아쉬움은 두부 특유의 비린 맛입니다. 부침이나 조림은 열을 가하니까 괜찮은데, 생두부 무침은 두부를 끓는 물에 살짝 데쳐야 한다는 걸 나중에 알았습니다. 그날은 그냥 생으로 으깼더니, 남편이 “약간 비린 것 같다”고 했습니다. 면박을 준 건 아니고 살짝 언급한 거지만, 저도 느꼈습니다. 다음에는 꼭 데쳐서 만들 예정입니다.

두 번째는 보관 문제입니다. 두부 반찬은 다른 반찬에 비해 빨리 쉽니다. 특히 무침이나 국은 당일 또는 다음 날 안에 먹는 게 맞습니다. 다섯 가지를 한꺼번에 만들다 보니 양이 좀 많아졌고, 일부는 결국 버리게 됐습니다. 식구 수에 맞게 양을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4인 가족 기준으로는 두부 한 모면 딱 맞지만, 2인 가구라면 반 모로 줄이시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 자주 묻는 질문

  • Q. 두부 물기 빼는 게 꼭 필요한가요?
    부침이나 조림처럼 굽거나 볶는 요리에서는 필수입니다. 물기가 많으면 기름이 심하게 튀고, 겉이 노릇하게 익지 않습니다. 키친타월로 꾹 눌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10분 정도 올려두면 더 좋습니다.
  • Q. 두부 종류는 어떤 걸 써야 하나요?
    부침용은 단단한 두부, 국이나 무침용은 연두부 또는 일반 두부가 잘 맞습니다. 근데 솔직히 저는 마트에서 그때그때 싸게 나온 걸 삽니다. 부드러운 두부로 부침 해도 먹는 데 큰 지장은 없습니다. 너무 완벽하게 맞추려다가 요리가 부담스러워지는 것보다는, 있는 걸로 해보는 게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 Q. 아이들이 두부를 잘 안 먹으면 어떻게 하나요?
    두부 달걀 스크램블이 가장 반응이 좋았습니다. 두부를 으깨서 달걀과 섞으면 두부 식감이 거의 사라지거든요. 여기에 케첩이나 치즈를 올려주면 두부 요리인 줄도 모르고 잘 먹습니다. 저희 작은 아이도 두부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 방법으로는 잘 먹습니다.

✍️ 마무리하며

두부 한 모에서 다섯 가지 반찬이 나온다는 게 처음엔 반신반의였습니다. 근데 막상 해보고 나니, 오히려 이 방법이 더 재밌었습니다. 매번 똑같은 두부찌개, 두부조림만 반복하던 패턴에서 벗어나니까, 밥상이 한층 다채로워진 느낌이었습니다.

냉장고 파먹기, 혹은 장보기 전날 재료가 떨어져 가는 날, 이 방법을 한번 써보시길 권해드립니다. 특히 장 보기 귀찮은데 반찬은 만들어야 하는 날, 두부 한 모가 생각보다 든든한 해결사가 되어줄 것입니다. 저처럼 냉장고 구석에서 두부를 발견한 분이라면, 오늘 저녁에 바로 도전해 보세요.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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