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트 장보기 vs 새벽배송 한 달 식비 비교 후기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새벽배송을 무시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게 뭐가 편하다고 비싼 돈 주고 시켜?” 이런 생각이었거든요. 근데 막상 해보니까 제 생각이 완전히 틀렸더라고요. 아니, 틀린 것도 있고 맞은 것도 있었습니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단순합니다. 지난달 남편이 “우리 식비 왜 이렇게 많이 나와?”라고 물었을 때, 저도 정확히 대답을 못 했거든요. 20년 넘게 살림하면서 대충 감으로만 장을 봤지, 정확히 얼마나 쓰는지 따져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 달 동안 실험을 해봤습니다.
첫째 주와 셋째 주는 대형마트에서 직접 장보기. 둘째 주와 넷째 주는 새벽배송으로만 식재료 구매하기. 가계부에 영수증 하나하나 붙여가면서 비교해봤습니다. 결과가 꽤 의외였어요.
📊 한 달 실험 결과, 숫자로 보여드립니다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릴게요. 총 식비는 새벽배송이 약 7% 정도 더 나왔습니다. 근데 여기서 중요한 게 있어요. 단순히 “새벽배송이 비싸다”고 끝낼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마트 장보기 2주간 지출: 287,400원
새벽배송 2주간 지출: 312,800원
차이가 25,400원 정도 났는데요. 제 기억이 맞다면 새벽배송 주간에 제가 평소보다 과일을 많이 샀던 것 같기도 합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딸기 시즌이라 자꾸 눈에 들어왔거든요.
그런데 마트 장보기 주간에 숨겨진 비용이 있었습니다.
주유비 약 15,000원, 마트 푸드코트에서 애들이랑 먹은 간식비 22,000원, 계획에 없던 충동구매 품목 34,500원. 이걸 다 합치면 오히려 마트 장보기가 더 비쌌습니다. 솔직히 저도 계산하면서 좀 놀랐어요.
🏪 마트 장보기의 진짜 장단점
직접 보고 고르는 만족감은 확실합니다
고기 마블링 직접 확인하고, 생선 눈 보고 싱싱한 거 고르고, 채소 만져보고 단단한 것만 담고. 이건 20년 경력 주부로서 절대 포기 못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특히 삼겹살 살 때는 꼭 정육코너 가서 두께도 원하는 대로 잘라달라고 하거든요.
근데 문제는요.
마트 가면 꼭 계획에 없던 걸 삽니다. 저만 그런 거 아니죠? “어머 이거 1+1이네” 하면서 집에 있는 것도 또 사고, “애들 이거 좋아하는데” 하면서 과자 집어들고. 셋째 주에 제가 산 품목 중에 계획에 있던 건 60%밖에 안 됐습니다. 나머지 40%는 전부 충동구매였어요.
시간 비용을 계산해보니 충격이었습니다
집에서 마트까지 차로 20분. 장보는 시간 평균 1시간 10분. 다시 집까지 20분. 짐 정리하는 시간 15분. 총 2시간 5분이 걸렸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크게 장보고, 중간에 한 번 더 가면 한 달에 최소 8시간을 장보기에 쓰는 거예요. 사실 저도 처음엔 이게 그렇게 큰 시간인 줄 몰랐습니다. 근데 막상 숫자로 보니까 좀 아깝더라고요.
특히 주말에 가면 주차장에서부터 전쟁입니다. 카트 끌고 사람들 사이 비집고 다니다 보면 진이 빠져요. 집에 오면 지쳐서 저녁 준비할 힘이 없을 때도 있었습니다.
📦 새벽배송, 생각보다 괜찮았던 점들
밤 11시에 주문하면 아침 7시에 도착합니다
이게 진짜 신세계였어요. 애들 재우고 나서 침대에 누워서 폰으로 주문하면 끝입니다. 다음 날 아침에 현관문 앞에 떡하니 놓여 있어요. 처음에는 “신선도가 괜찮을까?” 걱정했는데, 솔직히 마트에서 직접 고른 것과 큰 차이를 못 느꼈습니다.
아이스팩이랑 보냉박스로 포장이 잘 되어 있어서 한여름 아니면 문제없을 것 같아요.
충동구매가 확실히 줄었습니다
이게 제일 큰 장점이었어요. 앱에서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 전에 한 번 더 쭉 훑어보거든요. “이거 진짜 필요한가?” 생각할 시간이 생기니까 불필요한 물건을 빼게 됩니다.
마트에서는 물건을 손에 들면 일단 카트에 넣게 되는데, 온라인은 터치 한 번으로 삭제할 수 있으니까 심리적 허들이 낮더라고요. 둘째 주에 장바구니에서 뺀 품목만 세어봤는데 7개였습니다. 금액으로 치면 18,000원 정도 아꼈어요.
가격 비교가 쉬워서 좋았습니다
새벽배송 앱 여러 개 깔아놓고 같은 품목 가격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A앱에서 계란이 6,900원인데 B앱에서는 5,900원이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품목별로 싼 곳에서 사면 꽤 절약이 됩니다.
물론 귀찮긴 해요. 근데 마트에서 발품 파는 것보단 훨씬 편하죠.
😅 새벽배송의 아쉬웠던 점들
원하는 것과 다른 상품이 올 때가 있습니다
이게 제일 스트레스였어요. 분명 사진에는 탐스러운 방울토마토였는데, 도착한 건 물렁물렁한 것들이 섞여 있었습니다. 고객센터에 연락하면 환불해주긴 하는데, 그날 저녁 샐러드에 넣으려고 샀던 거라 난감했어요.
양파도 한 번은 껍질 벗기니까 속이 상해있던 적 있었습니다. 직접 보고 샀으면 절대 안 골랐을 거예요. 이런 일이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역시 직접 봐야 해” 싶었습니다.
최소 주문금액이 은근히 부담됩니다
급하게 계란만 필요한데 최소 주문금액 15,000원을 채우려고 안 사도 될 걸 사게 됩니다. 이게 또 다른 형태의 충동구매더라고요. “어차피 채워야 하니까 이것도 담지 뭐” 하면서요.
배송비 무료 조건도 보통 40,000원 이상이라서, 적게 사고 싶을 때는 오히려 불리했습니다.
포장재 쓰레기가 어마어마합니다
이건 진짜 심각했어요. 스티로폼 박스, 보냉백, 아이스팩, 비닐… 한 번 배송 받으면 재활용 쓰레기가 한가득입니다. 넷째 주 금요일에 분리수거 하는데 새벽배송 박스만 다섯 개였어요. 환경 생각하면 좀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요즘 다회용 보냉백으로 배송하는 곳도 있긴 한데, 아직 모든 업체가 그런 건 아니더라고요.
💡 알아두면 좋은 꿀팁들
한 달간 실험하면서 나름대로 터득한 것들 정리해봤습니다.
- 대형마트와 새벽배송을 섞어서 사용하세요. 정육, 생선처럼 직접 봐야 하는 건 마트에서. 공산품, 양념류, 과일 중 덜 민감한 것들은 새벽배송으로. 이렇게 하니까 양쪽 장점을 다 살릴 수 있었습니다.
- 새벽배송 앱 3개 정도는 깔아두세요. 같은 품목도 앱마다 가격이 다르고, 할인 행사도 다릅니다. 저는 매주 수요일에 세 개 앱 돌아가면서 가격 체크하고 제일 싼 곳에서 삽니다.
- 장보기 전에 냉장고 사진을 찍어두세요. 이거 진짜 효과 좋아요. 마트에서 “집에 이거 있던가?” 할 때 사진 보면 바로 확인됩니다. 중복 구매 막는 데 최고였습니다.
- 새벽배송은 한 번에 크게 주문하는 게 이득입니다. 최소 주문금액이랑 무료배송 조건 때문에 자주 조금씩 시키면 오히려 손해예요.
👨👩👧👦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마트 장보기가 더 맞는 분: 주말에 시간적 여유가 있고, 신선식품 고르는 안목에 자신 있으신 분. 그리고 마트 구경 자체를 즐기시는 분이요. 저희 어머니는 마트 가는 게 소풍이라고 하시거든요. 그런 분들은 굳이 새벽배송 안 하셔도 됩니다.
새벽배송이 더 맞는 분: 맞벌이라서 평일 저녁에 마트 갈 시간이 없는 분. 어린 아이가 있어서 장보러 나가기 힘든 분. 충동구매 습관이 있어서 지출을 통제하고 싶은 분. 이런 상황이라면 새벽배송이 확실히 편합니다.
저처럼 섞어서 쓰면 좋은 분: 식비도 아끼고 싶고, 품질도 포기 못 하는 분. 시간은 조금 있는데 매주 마트 가긴 피곤한 분. 이런 분들은 2주에 한 번 마트, 나머지는 새벽배송으로 병행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 마무리하며
한 달 실험 끝나고 내린 결론은요. 정답은 없다는 겁니다.
집집마다 상황이 다르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니까요. 저는 결국 둘 다 쓰기로 했습니다. 한 달에 두 번은 남편이랑 마트 가서 천천히 구경하면서 장보고, 나머지는 새벽배송으로 채우고 있어요.
이렇게 하니까 월 식비가 오히려 이전보다 8% 정도 줄었습니다. 마트 갈 때 목록 철저히 지키고, 새벽배송은 필요한 것만 담으니까 가능했던 것 같아요.
20년 살림하면서 이렇게 꼼꼼히 따져본 건 처음이었는데, 해보길 잘했다 싶습니다. 혹시 저처럼 대충 감으로만 장보셨던 분들은 한 번쯤 가계부 정리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식비 절약하면서도 맛있게 먹는 일주일 식단표 공유해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