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을 쓰게 된 계기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글은 지난 주 토요일 저녁 아이들의 한마디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엄마, 떡볶이 맨날 똑같아.”
중학교 2학년 큰아이가 무심하게 던진 말이었습니다. 순간 좀 억울하더라고요. 20년 가까이 밥상 차리면서 나름 맛있게 한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들 입맛이 어느새 이렇게 변했구나 싶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둘째도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거 있죠. 배신감이 밀려왔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제대로 비교해보자. 우리 집에서 만들 수 있는 떡볶이를 세 가지 버전으로 전부 만들어보고, 어떤 게 제일 반응이 좋은지 직접 테스트해보기로 했습니다.
고추장 떡볶이, 간장 떡볶이, 그리고 요즘 아이들이 그렇게 좋아한다는 로제 떡볶이. 사실 로제 떡볶이는 저도 처음 만들어보는 거라 좀 긴장되었습니다.
🛒 재료 준비: 생각보다 겹치는 게 많았습니다
세 가지 떡볶이를 만들려면 재료가 엄청 많이 필요할 것 같지만, 막상 정리해보니 기본 재료는 거의 비슷했습니다.
공통 재료
- 떡볶이 떡 600g (밀떡이든 쌀떡이든 취향껏)
- 어묵 4장
- 대파 1대
- 양파 1개
- 다진 마늘 1큰술
- 물 또는 멸치육수
고추장 떡볶이 추가 재료
- 고추장 2큰술
- 고춧가루 1큰술
- 설탕 1.5큰술
- 간장 1큰술
- 올리고당 1큰술
간장 떡볶이 추가 재료
- 진간장 3큰술
- 굴소스 1큰술
- 설탕 1큰술
- 참기름 약간
- 통깨
로제 떡볶이 추가 재료
- 토마토 파스타 소스 4큰술
- 생크림 200ml
- 고추장 1큰술 (은근히 들어갑니다)
- 파마산 치즈가루
- 버터 1큰술
정확하진 않지만 제 기억으로는 마트에서 추가로 산 건 생크림이랑 토마토 파스타 소스 정도였습니다. 나머지는 집에 다 있는 것들이었어요.
🥄 첫 번째 도전: 고추장 떡볶이 (가장 익숙한 맛)
가장 먼저 만든 건 역시 고추장 떡볶이입니다. 사실 이건 눈 감고도 만들 수 있습니다. 20년 경력이 어디 가겠습니까.
근데 막상 다시 집중해서 만들어보니까, 그동안 제가 좀 대충 만들었구나 싶더라고요. 예전에는 물 양을 정확히 재지 않고 그냥 눈대중으로 부었는데, 이번에는 300ml 딱 맞춰서 넣었습니다.
만드는 과정
먼저 냄비에 물 300ml를 넣고 고추장, 고춧가루, 설탕, 간장을 넣어 잘 풀어줍니다. 이때 찬물에 양념을 먼저 풀어야 고추장이 덩어리지지 않습니다. 이거 진짜 중요합니다. 저도 초보 때 끓는 물에 바로 고추장 넣었다가 양념이 안 풀려서 고생한 적 있습니다.
양념장이 끓기 시작하면 떡과 어묵을 넣습니다. 중불에서 10분 정도 졸이면서 자주 저어주어야 합니다. 안 그러면 밑이 눌어붙습니다.
마지막에 올리고당 넣고 대파 송송 썰어 넣으면 완성입니다.
결과는?
아이들 반응은 “원래 먹던 맛”이었습니다. 칭찬인지 뭔지 모르겠는 그런 반응이요. 남편은 “역시 이 맛이지” 하면서 소주 한 잔 기울이더군요.
맛은 확실합니다. 실패 확률도 거의 없고요. 다만 아이들이 원한 건 새로운 맛이었으니까, 이걸로는 부족했습니다.
🍯 두 번째 도전: 간장 떡볶이 (의외의 복병)
간장 떡볶이는 사실 저도 어릴 때 어머니가 가끔 해주셨던 메뉴입니다. 궁중 떡볶이라고도 하죠. 근데 솔직히 말하면 아이들한테 해준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왜냐면 아이들이 어릴 때 빨간 떡볶이를 워낙 좋아해서, 그냥 그것만 계속 만들었거든요.
만드는 과정
간장 떡볶이는 볶음 요리에 가깝습니다. 끓이는 게 아니라 볶는 거예요.
먼저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양파를 볶습니다. 양파가 투명해지면 떡을 넣고 같이 볶아줍니다. 떡이 좀 말랑해지면 진간장, 굴소스, 설탕, 다진 마늘을 넣고 센 불에서 빠르게 볶습니다.
여기서 제가 실수한 게 있습니다.
처음에 불 조절을 못해서 떡이 좀 딱딱하게 됐습니다. 간장 떡볶이는 물을 거의 안 넣다 보니까, 떡이 충분히 불지 않은 상태에서 양념이 먼저 졸아버리더라고요. 그래서 급하게 물 3큰술 정도 추가했습니다. 이렇게 하니까 떡이 제대로 익었습니다.
마지막에 참기름 둘러주고 통깨 뿌리면 완성입니다. 대파는 송송 썰어서 고명으로 올렸습니다.
결과는?
이게 의외였습니다.
둘째가 “이거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평소에 매운 거 잘 못 먹는 아이인데, 간장 떡볶이는 안 맵잖아요. 계속 집어 먹길래 “그만 먹어, 배탈 난다” 할 정도였습니다.
큰아이는 “이건 좀 심심한데?”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자극적인 맛에 익숙해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남편은 안주로 딱이라고 했고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간장 떡볶이는 매운 걸 못 먹는 가족이 있거나, 아이가 아직 어릴 때 좋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 세 번째 도전: 로제 떡볶이 (긴장의 연속)
드디어 로제 떡볶이입니다. 솔직히 이게 제일 걱정되었습니다. 만들어본 적이 없으니까요.
유튜브도 보고 블로그도 여러 개 찾아봤는데, 레시피가 다 조금씩 달랐습니다. 어떤 분은 토마토 소스를 많이 넣으라고 하고, 어떤 분은 고추장을 꼭 넣어야 한다고 하고. 그래서 그냥 여러 레시피를 섞어서 제 나름대로 만들어봤습니다.
만드는 과정
먼저 냄비에 버터 1큰술을 녹입니다. 버터가 녹으면 다진 마늘을 넣고 향을 냅니다. 이때 불이 너무 세면 마늘이 타니까 약불로 해야 합니다.
마늘 향이 올라오면 토마토 파스타 소스를 넣습니다. 저는 시판 소스를 사용했습니다. 직접 만들 수도 있겠지만 그건 너무 번거로울 것 같았습니다.
토마토 소스가 부글부글 끓으면 생크림을 넣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게, 생크림 넣고 나서 불을 너무 세게 하면 분리될 수 있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어디선가 그런 글을 읽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중약불로 유지했습니다.
소스가 잘 섞이면 고추장 1큰술을 넣습니다. 이게 핵심입니다. 고추장 없으면 그냥 파스타 맛 나는 떡이 됩니다. 고추장이 들어가야 “아, 이게 떡볶이구나” 싶은 맛이 납니다.
소스가 완성되면 미리 데쳐둔 떡과 어묵을 넣고 잘 버무려줍니다. 떡은 미리 끓는 물에 2분 정도 데쳐두면 소스에서 오래 끓이지 않아도 됩니다. 이 팁은 제가 직접 해보면서 알게 된 건데, 안 그러면 떡 익히려고 소스를 오래 끓이다가 생크림이 눌어붙습니다.
마지막에 파마산 치즈가루 뿌리고, 대파 대신 파슬리 가루 조금 올렸습니다. 파슬리가 없으면 그냥 생략해도 됩니다.
결과는?
대박이었습니다.
큰아이가 “엄마 이거 진짜 맛있어!”라고 하는 거예요. 평소에 칭찬 잘 안 하는 아이인데. 둘째도 맛있다고 했고요. 순식간에 접시가 비었습니다.
남편만 “이건 좀 느끼하다”고 했는데, 생크림 들어간 음식 원래 잘 안 좋아하는 사람이라 예상한 반응이었습니다.
📊 세 가지 떡볶이 솔직 비교
직접 만들어보고 가족들 반응까지 종합해서 정리해봤습니다.
난이도
- 고추장 떡볶이: ⭐ (눈 감고 가능)
- 간장 떡볶이: ⭐⭐ (불 조절 신경 써야 함)
- 로제 떡볶이: ⭐⭐⭐ (재료도 많고 순서도 중요함)
조리 시간
- 고추장 떡볶이: 15분
- 간장 떡볶이: 12분
- 로제 떡볶이: 20분
재료비 (4인분 기준, 떡 포함)
- 고추장 떡볶이: 약 5,000원
- 간장 떡볶이: 약 5,500원
- 로제 떡볶이: 약 9,000원 (생크림이 비쌈)
맛 평가 (우리 가족 기준)
- 고추장 떡볶이: 남편 1위, 아이들 3위
- 간장 떡볶이: 둘째 2위, 큰아이 3위
- 로제 떡볶이: 아이들 공동 1위, 남편 3위
😅 아쉬웠던 점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고추장 떡볶이의 아쉬운 점
맛은 보장되지만, 솔직히 특별함이 없습니다. 분식집에서 사 먹는 거랑 큰 차이를 못 느끼겠다는 게 가족들 공통 의견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20년 동안 너무 자주 해서 그런지, 이제 감동이 없더라고요.
또 하나, 옷에 양념이 튀면 잘 안 지워집니다. 이건 뭐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요.
간장 떡볶이의 아쉬운 점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너무 심심합니다. 큰아이가 딱 그랬습니다. “엄마, 이거 떡볶이 맞아?”라고 물어볼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간장 양 조절이 좀 까다롭습니다. 조금만 많이 넣으면 엄청 짜집니다. 저도 첫 번째 시도에서 좀 짜게 만들어서 물을 추가했었습니다.
볶음 요리다 보니 양이 줄어드는 느낌도 있습니다. 국물이 없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푸짐하게 먹고 싶으면 떡을 좀 더 넉넉히 준비하셔야 합니다.
로제 떡볶이의 아쉬운 점
이게 제일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일단 생크림을 한 번 사면 200ml짜리 1팩인데, 이걸 다 쓰고 나면 남는 게 없습니다. 그래서 로제 떡볶이만 위해 생크림 사기엔 좀 부담스럽습니다. 저는 남은 생크림으로 다음 날 크림 파스타를 만들었습니다.
또 식으면 굳습니다. 생크림이랑 치즈가 들어가서 그런지 따뜻할 때 바로 먹어야 맛있습니다. 남기면 다음 날 데워 먹기 좀 그렇습니다.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소스가 분리되더라고요.
느끼함을 못 참는 분들은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남편이 딱 그랬습니다. 처음 몇 젓가락은 맛있다고 하다가 나중엔 “나 이제 됐어”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칼로리가 확실히 높습니다. 생크림, 버터, 치즈가 다 들어가니까요. 다이어트 중이시면 조심하셔야 합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 떡볶이 떡은 밀떡이 좋나요, 쌀떡이 좋나요?
솔직히 저는 쌀떡을 더 좋아합니다. 쫄깃한 식감이 더 살아있거든요. 근데 아이들은 밀떡이 부드러워서 좋다고 합니다. 밀떡은 양념이 더 잘 배기도 하고요.
로제 떡볶이는 밀떡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크림 소스가 잘 스며드니까요. 간장 떡볶이는 쌀떡이 나은 것 같습니다. 쫄깃한 식감이 간장 양념이랑 잘 맞습니다.
Q. 아이가 너무 어린데 로제 떡볶이 먹여도 되나요?
저희 둘째가 11살인데 잘 먹었습니다. 근데 5살 이하 어린아이한테는 좀 고민될 것 같습니다. 생크림이 들어가서 좀 느끼하거든요. 위장이 약한 아이는 배탈 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린아이한테는 간장 떡볶이를 추천합니다. 맵지 않고 재료도 단순해서 알레르기 걱정도 적습니다.
Q. 세 가지 중 손님 접대용으로 뭐가 좋을까요?
무조건 로제 떡볶이입니다. 비주얼이 제일 예쁘거든요. 분홍빛 소스에 치즈가루 뿌려진 거 보면 “와, 이거 직접 만든 거야?”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고추장 떡볶이는 너무 흔하고, 간장 떡볶이는 비주얼이 좀 심심합니다. 물론 맛으로 승부할 자신 있으시면 상관없지만요.
💡 제가 느낀 추천 대상
세 가지 떡볶이를 직접 만들어보고 내린 결론입니다.
고추장 떡볶이는 퇴근 후 지쳐서 생각하기 싫은 날,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빨리 뭔가 만들어야 할 때 좋습니다. 실패 확률이 거의 없으니까요. 남편처럼 분식집 떡볶이 맛을 그리워하는 어른들한테도 잘 맞습니다.
간장 떡볶이는 매운 걸 아예 못 먹는 가족이 있거나, 아이가 아직 5~7살 정도로 어릴 때 추천합니다. 간식보다는 반찬 느낌으로 먹기 좋습니다. 어르신들도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친정엄마한테 해드렸더니 “이게 원래 떡볶이야” 하시더라고요.
로제 떡볶이는 “엄마 떡볶이 또야?” 하는 아이들한테 새로운 걸 보여주고 싶을 때, 또는 아이 친구들 놀러 왔을 때 좋습니다. SNS에 올리기도 좋고요. 근데 칼로리 신경 쓰시는 분들이나 느끼한 거 싫어하시는 분들한테는 비추입니다.
🍴 마무리하며
이번에 세 가지 떡볶이를 연달아 만들어보면서 느낀 게 있습니다.
아이들 입맛은 정말 계속 변합니다. 초등학교 때 그렇게 좋아하던 고추장 떡볶이가 이제는 “맨날 똑같아”가 되어버렸습니다. 좀 서운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그만큼 컸구나 싶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한 가지만 고집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다른 떡볶이를 만들어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중에 바쁠 때는 고추장 떡볶이, 주말에 여유 있을 때는 로제 떡볶이, 이런 식으로요.
혹시 저처럼 “떡볶이는 고추장이지”라고만 생각하셨던 분들이 계시다면, 한번 다른 버전도 도전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특히 로제 떡볶이, 저도 처음엔 “이걸 집에서 어떻게 해?”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까 됩니다. 물론 첫 번째 시도에서 소스가 좀 묽게 나오긴 했지만, 두 번째 만들 땐 훨씬 잘 됐습니다.
요리는 결국 해봐야 느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떡볶이 응용 레시피로 치즈 떡볶이나 짜장 떡볶이도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아이들이 또 “맨날 똑같아” 하기 전에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저녁 떡볶이 어떠세요? 🍳